두상-삼각 관절염에 의한 심 수지 굴건의 마멸성 파열: 증례 보고 및 문헌 고찰
Attritional rupture of the flexor digitorum profundus due to pisotriquetral osteoarthritis: a case report and literature 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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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Closed nontraumatic flexor tendon ruptures are classified as spontaneous, infiltrative tenosynovial, iatrogenic, or attritional ruptures based on their mechanism. Attritional ruptures occur over rough bone surfaces that result from various pathologies. Here, we present a case of attritional rupture of the flexor digitorum profundus of the little finger due to pisotriquetral arthritis.
서론
수근부에서 발생하는 비외상성 굴곡 건 파열은 발생 원인에 따라서 명확한 유발 요인이 없는 자발성 파열(spontaneous rupture), 통풍이나 류마토이드 관절염처럼 건 조직을 약화하는 기저 질환에 의한 침윤성 파열(infiltrative tenosynovial rupture), 요골 원위부 수장 잠김 금속판에 의한 파열 같은 의인성 파열(iatrogenic rupture), 그리고 마멸성 파열(attritional rupture)의 네 가지 종류로 구분할 수 있다[1]. 마멸성 파열의 대표적인 예로는 골프 손상이 있으며, 그 이외에도 유구골 구 불유합, 주상골 불유합, 요골 원위부 부정 유합, 진구성 월상골 전방 탈구 등에 의해서도 마멸성 파열이 발생할 수 있다. 불유합이나 부정 유합의 근본 원인은 외상에 의한 골절이지만 건 파열은 외상에 의한 동반 손상이 아니고 시간이 경과하면서 이차적으로 발생한 병변이므로 비외상성 마멸성 파열에 해당한다. 드물지만 삼주상 관절염(triscaphe arthritis)이나 두상-삼각 관절염(pisotriquetral arthritis)에 의해서도 굴곡 건의 마멸성 파열이 발생할 수 있는데, 국내 문헌에는 삼주상 관절염에 의한 요 수근 굴건의 마멸성 파열이 1예 보고된 바 있다[2]. 저자들은 최근 두상-삼각 관절염에 의한 굴곡 건의 마멸성 파열을 경험하였는데, 이는 매우 드물어서 해외 문헌에도 적은 수의 증례 보고만이 존재하며 국내 문헌에는 아직 보고된 적이 없다. 이에 저자들은 두상-삼각 관절염에 의한 제5 수지의 심 수지 굴건 마멸성 파열에 대한 수술적 치료 경험을 문헌 고찰과 함께 보고하고자 한다.
증례
55세 여자 환자가 우측 제5 수지 원위 지간 관절의 능동적 굴곡이 불가능하여 내원하였다. 환자는 약 6개월 전에 가사일을 하던 중에 우측 손바닥에 심한 통증을 느낀 이후로 제5 수지 원위 지간 관절이 잘 구부러지지 않았다고 하며, 타 병원에서 방아쇠 수지 진단 하에 약물치료와 물리치료를 병행하였으나 증상이 지속되었고 시간이 경과하면서 손 저림 증상까지 발생하여 본원에 방문하였다. 타 병원 치료 과정 중에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은 적은 없었다. 과거에 우측 수부를 다치거나 치료받은 적은 없으며, 치료 중인 내, 외과적 질환이나 가족력은 없었다. 환자는 약 1개월 전부터는 우측 제1–4 수지의 저림 증상까지 발생했으며 야간통으로 숙면을 취하지 못한다고 호소하였다. 신체 검진에서 우측 제5 수지 근위 지간 관절의 능동적 굴곡 및 신전 운동은 정상이었다. 원위 지간 관절은 수동적 관절 운동 범위는 정상이었지만 능동적 굴곡이 불가능하였다(Fig. 1). Tinel 징후, Phallen 검사 및 수근 압박 검사(carpal compression test)는 모두 양성이었고 무지구 근의 위축은 관찰되지 않았다. 단순 방사선 사진에서 두상골 관절면의 경화성 변화가 관찰되었으며 컴퓨터 단층촬영 사진에서는 두상-삼각 관절의 관절 간격 감소 및 관절면의 경화성 변화가 관찰되었다(Fig. 2). 연부 조직의 이상 유무를 확인하기 위하여 시행한 자기공명영상 사진에서는 제5 수지 천 수지 굴건의 연결성은 보존되어 있으나 심 수지 굴건은 파열된 상태로 원위 단은 A1 활자 부위에, 근위 단은 두상-삼각 관절 부위에 있는 것이 관찰되었다(Fig. 3). 근전도 검사와 신경 전도 검사에서는 미국전기진단의학회(American Association of Electrodiagnostic Medicine) 진단 기준의 중등도에 해당하는 우측 수근관 증후군을 확인하였다. 수개월간 보존적 치료를 시행하였으나 증상이 악화하였고 굴곡 건 파열을 확인하였으므로 수술적 치료를 시행하기로 결정하였다.
수장부에 피부 절개를 가하고 피하지방 조직을 박리한 후에 근막을 절개하고 횡 수근 인대를 절개하여 정중 신경을 감압하였으며 굴곡 건을 노출하였다. 굴곡 건들은 염증성 반응으로 굵어져 있었고 비후된 활막 조직이 엉겨 붙어서 서로 유착되어 있었다. 활막 조직을 제거하고 굴곡 건들을 서로 박리하여 병리 상태를 확인하였다(Fig. 4). 제5 수지의 심 수지 굴건은 완전 파열되어 있었고 천 수지 굴건은 약 40% 정도 마멸 손상이 진행되어 있었다. 수근관의 척측 내벽에 해당하는 두상-삼각 관절은 관절낭이 파열되어 관절면과 골극이 수근관에 노출되어 있었다. 두상골을 절제하고 수근관의 척측 내벽은 봉합하였으며, 제5 수지의 굴건은 마멸 손상된 부위를 절제하고 천 수지 굴건의 근위부와 심 수지 굴건의 원위부를 연결하는 건 이전술을 시행하였다. 수술 후에는 3주간 단 상지 부목 고정을 유지한 후에 관절 운동을 허용하였다. 수술 후 8개월 경과하여 시행한 최종 추시 시에 손 저림 증상은 없었고, 제5 수지 근위 지간 관절의 능동적 운동 범위는 신전 0°, 굴곡 90°였으며, 원위 지간 관절의 능동적 운동 범위는 신전 0°, 굴곡 60°였다(Fig. 5). 환자는 수술 후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없어서 수술 결과에 만족하였으나 파악력은 좌측에 비하여 약간 떨어지는 것 같다고 하였다.
이 증례 보고 및 모든 임상 사진의 출판은 환자로부터 서면 동의를 받아 진행하였다.
고 찰
두상골은 수근관절의 움직임에 따라 위치의 이동이 발생하는데, 사체 연구에 의하면 수근관절의 관절 운동 시에 전후 방향으로 평균 1.5 mm, 요척 방향으로 평균 3.2 mm, 근-원위 방향으로 평균 4 mm의 움직임이 발생한다[3]. 두상골 인대 복합체(pisiform ligament complex)가 손상되면 수근관절의 움직임에 따른 두상골의 위치 이동이 증가하게 되며, 심하면 두상-삼각 관절의 불안정성이 발생할 수 있다. 두상-삼각 관절의 불안정성은 급성이나 만성으로 발생할 수 있는데, 급성 불안정성은 손바닥으로 땅을 짚으면서 넘어지거나 손바닥 부위에 직접 충격이 가해지는 직접 손상 기전이나 수근관절의 과신전으로 인한 간접 손상 기전으로 발생한다[4]. 만성 불안정성은 급성 불안정성이 방치된 경우이거나 또는 수근관절의 반복적인 과신전이 요구되는 작업에 의해서 발생한다. 두상-삼각 관절 불안정성은 통증, 부종 등의 임상적 증상을 일으킬 수 있고 두상-삼각 관절염을 유발하기도 하지만, 무증상인 상태로 지내는 경우가 더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Theumann 등[5]은 평균 사망 연령 75세인 22구의 사체를 이용한 관절 조영-자기공명영상 연구에서 두상골 관절 연골의 퇴행성 변화는 91%, 골극 형성은 55%에서 관찰되었다고 보고한 바 있다. 두상-삼각 관절염은 대부분 50대에서 60대 이상의 연령층에서 발생하는데, 원발성 관절염은 흔하지 않고 외상이나 불안정성에 의한 이차성 관절염이 대부분이다. Paley 등[6]은 두상골 적출술을 시행 받은 환자 232명의 조직병리학적 소견과 병인을 분석하였는데, 원발성 관절염은 2.3%에 불과하였고 48.4%가 외상 및 불안정성에 의한 이차성 관절염, 44.6%가 척 수근 굴건의 건염, 4.7%가 류마토이드 관절염이나 통풍성 관절염 등의 염증성 관절염이었다.
두상-삼각 관절염이 진행되면 다른 부위와 동일하게 관절 연골이 마모되고 골극 형성이 진행된다. Yamaguchi 등[7]은 평균 사망 연령 72.5세인 80구의 사체 연구에서 두상골의 퇴행성 변화가 83.3%에서 관찰되었으며, 퇴행성 변화와 골극 형성은 두상골의 요측에서 주로 진행된다고 보고하였다. 두상-삼각 관절은 수근관의 척측 벽에 해당하므로 관절염이 진행되면 관절낭, 즉 수근관의 척측 내벽이 파열되고 두상-삼각 관절이 수근관에 노출되어 골극에 의한 굴곡 건의 마멸성 파열을 일으킬 수 있다. 제5 수지의 심 수지 굴건이 두상-삼각 관절에 제일 가까이 있기 때문에 가장 먼저 마멸성 파열이 일어나게 되며, 치료 없이 방치하면 제4 수지의 심 수지 굴건과 제4, 5 수지 천 수지 굴건의 파열이 이어서 발생할 수 있고 수근관 증후군이나 Guyon 터널 증후군 증상도 생길 수 있다.
저자들의 문헌 검색에 의하면 두상-삼각 관절염에 의한 굴곡 건 마멸성 파열은 국내 문헌에는 아직 보고된 바가 없으며 국외 문헌에는 1988년에 최초로 1예가 보고된 이후로 현재까지 총 14예가 보고되었다[8,9]. 양측성이 1예 있었고, 13예가 제5 수지 심 수지 굴건의 단독 파열이었으며 1예는 제5 수지 심 수지 굴건 및 천 수지 굴건 파열이었다. 장 장건을 이용한 건 이식술을 시행한 경우가 10예, 고유 시지 신 건을 이용한 건 이식술 1예, 제4 수지 천 수지 굴건을 이용한 건 이전술을 시행한 경우가 3예였다. 두상골 절제술을 시행한 경우가 6예, 두상-삼각 관절 유합술을 시행한 경우가 1예였으며, 나머지 7예는 두상골에 대한 수술 여부가 기술되어 있지 않았다.
수근부에서 굴곡 건의 마멸성 파열은 유구골, 월상골, 원위 요골, 주상골뿐만 아니라 두상골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으므로 굴곡 건의 마멸성 파열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두상-삼각 관절염 여부에 대한 주의와 확인이 필요하다. 마멸성 손상의 재발을 방지하고 통증 경감을 위해서는 두상골을 제거하고 파열된 수근관의 내측 벽을 봉합해야 하며 파열된 굴곡 건은 건 이전술이나 건 이식술로 재건하면 좋은 치료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수근관 증후군이나 Guyon 터널 증후군 증상을 동반한 경우에는 정중 신경과 척골 신경에 대한 감압술도 같이 시행해야 한다. 제5 수지 심 수지 굴건의 재건 시에 집기력과 원위 지간 관절의 운동 범위의 완전한 회복을 위해서는 건 이전술보다는 건 이식술이 더 선호된다. 저자들은 본 증례의 치료 시에 제5 수지 천 수지 글 건의 마멸성 손상 정도가 심하여, 손상된 부위를 절제하고 제5 수지의 천 수지 굴건의 근위부와 심 수지 굴건의 원위부를 연결하는 건 이전술을 시행하였는데, 환자는 치료 결과에 만족하고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없다고 하였지만, 원위 지간 관절의 운동 범위가 100% 회복되지 않아서 치료 결과에 다소 아쉬움이 남았다. 천 수지 굴건은 건 이전술 시에 자주 사용하는 공여 건 중에 하나이기는 하지만 주로 제3, 4 수지의 굴건이 사용되고 제5 수지의 굴건은 잘 사용하지 않는데, 이는 제5 수지 천 수지 굴건의 해부학적 변이가 흔하고 굴곡력이 약하기 떄문이다[10]. 저자들은 건강한 제1–4 수지는 보존하고 이환된 제5 수지의 굴건만을 이용해서 기능 회복을 도모하려는 의도로 제5 수지의 천 수지 굴건과 심 수지 굴건을 연결하였는데, 최종 추시 시에 원위 지간 관절의 운동 범위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 건 이전술의 공여 건으로 제3 또는 4 수지의 천 수지 굴건을 이용했거나 아니면 차라리 장 장건을 이용한 건 이식술을 시행했다면 더 좋은 치료 결과를 얻을 수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저자들은 두상-삼각 관절염에 의한 굴곡 건의 마멸성 파열이라는 드문 증례를 치료하여 만족스러운 치료 결과를 얻었기에 독자들과 경험을 공유하고자 이를 문헌 고찰과 함께 보고하는 바이다. 독자들이 유사한 증례를 접하게 되었을 때 진단과 치료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Notes
Conflicts of interest
The authors have nothing to disclose.
Funding
None.